[기고] 화성호, 해수유통으로 미레를 만들다(경인일보)

관리자
발행일 2019-09-19 조회수 5


농지조성·수자원확보 명분 화옹지구 간척
화성호 담수화 추진후 수질악화·환경훼손
충남, 제방 철거·해수 유통 갯벌 복원 시도
생태관광·수산자원 증대… 민관협력 모색을

1991년, 국내 최대 갯벌매립사업인 새만금사업과 더불어 화성의 남양·우정·장안·서신·마도 지역 6천212㏊(간척 농지조성 4천482㏊, 담수호 1천730㏊)에 화옹지구 간척사업이 농지조성과 수자원확보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었다. 2002년 화성방조제 물막이공사가 완료되면서 갯내음 가득한 굴과 맛조개, 바지락 등 수많은 생명을 품었던 갯벌은 허연 소금기를 드러내며 육지로 변했고, 남양만의 풍부한 어장과 만선을 꿈꾸던 어선들과 새우젓 흥정으로 활기 가득했던 포구도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방조제 공사가 완료되자 한국농어촌공사는 화성호 담수화를 추진하였다. 그러나 화성호 유역 환경기초시설이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호수의 수질은 악화되었다. 수질보전대책협의회가 설치·운영되었으며 3년마다 연동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기로 하였고 목표수질인 수질환경기준(호소) 4등급인 농업용수 기준에 도달할 때까지 해수유통으로 수질을 관리하고 있다.
현재 화성호로 유입되는 하천수질은 모두 기준치를 초과하며 총인은 목표수질의 2배를 넘고 있다.(2018년 기준) 화성호 내측 수질도 해수유통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목표수질을 겨우 달성하고 있으며 총인이나 총질소를 초과하는 지점도 있다. 2017년 화성호 유역의 공장 수는 2010년에 비해 36% 증가하여 예측으로 잡았던 2.5%를 초과했다. 폐수배출업소는 2012년 514개소에서 2017년 798개소로 50%나 증가했다. 또한 남양하수처리장 증설 및 총인처리시설 설치 등 수질개선사업도 지연되고 있다.
우리는 한번 무너진 생태계를 되돌리는데 많은 노력과 예산과 시간이 필요함을 경험했다. 여의도 20배 크기의 시화호는 수질개선 사업에 4천500억원을 투입했으나 수질은 계속 악화되었고, 죽은 물고기들이 떠오르고 죽음의 호수가 되었을 때 비로소 담수화 실패를 인정하고 해수유통을 결정하였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생태계의 완전한 복원은 어렵다.
국내 인공담수호 수질은 남양호를 비롯하여 아산호, 삽교호, 영산호 모두 5등급 이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수질 오염을 처리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있으며 녹조 발생, 부영양화로 생태계 건강성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모색해야 한다. 279개 방조제로 인한 환경훼손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충청남도는 황도를 시작으로 부남호도 해수유통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네덜란드나 일본, 독일 등 세계적인 추세도 방조제를 허물거나 제방을 철거하고 전면적인 해수유통을 통해 갯벌을 복원하고 있다. 해수유통을 통한 수질개선은 심미적 가치가 높아져 생태관광으로 이어지며 주변 해양생태계가 복원되면서 수산자원 증가에도 기여한다. 특히 매향리·화성호로 이어지는 화성습지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로 국제적 멸종위기종 물새들의 중요한 중간기착지이다. 매년 3만~5만마리 이상의 물새들이 이용하고 있어 람사르습지 기준에도 부합되는 곳이다. 현재 매향리갯벌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해수유통을 중단하고 담수화가 진행될 경우 화성호와 연결된 주변 갯벌 생태에도 영향을 미치며 철새뿐만 아니라 지역 어민들의 삶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철저한 검증 없는 화성호 담수화 추진을 중단하고 해수유통을 통한 연안생태계의 보전과 간척농지의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민관이 협력하여 마련해야 한다. 물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용할 수 있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박혜정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경인일보

발행일 2019-08-15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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